2025년 4월 26일 맹그로브 고성에 다녀왔다.
다녀오던 지인, 친구들마다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 하여 버킷 리스트에 담아두고 있던 공간인데, 최근 지인이 공유해주신 고성의 파도가 내 마음을 크게 자극하기도 했고, 지금이 딱 다녀오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해서 다녀왔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지금 가면 왠지 좋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본래 계획은 5월 연휴에 맞춰서 가려고 했었으나 생각보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한 주 땡겨서 가게 되었다.
여행에서의 목적은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는 수많은 발산되고 있는 내용들을 정리하기도 하고, 사색을 좀 하고 싶었다. 요즘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하고,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나라는 사람을 점차 알게 되고 있기 때문에 내면에서 정의 내리지 못한 것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늘 바다에 갔을 때는 이러한 고민들을 넓은 바다와 파도가 모든 고민들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흘려보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도 모든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이번 여행은 음식점도 알아보지 않고, 그 어떠한 주변의 휴양지를 알아보지 않았다. 그냥 이번 여행은 계획 없이 그 순간 나에게 떠오르는 것들을 따라 가기로 했다.
정말 우연찮게도 원래 알던 지인분들이 같은 날짜에 가게 된다는 것을 지인을 통해서 듣게 되었다. 원래는 무계획 여행이기에 버스를 타고 걸어 다니며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같은 날짜에 가시는 분들 모두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하셔서 운전을 할 수 있기도 하고 나에게는 비용이 너무 아까운 것 같아서 픽업을 해주기로 했다. 픽업만 해드리고 맹그로브에서는 사색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드라이브를 하는 내내 같이 가시는 분들의 이야기가 너무 즐겁고 너무 흥미로웠다.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이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같이 이야기하며 해소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은게 말이다. 가는 길에 평소보다 새똥을 많이 맞았는데 긍정적으로 길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사촌들과 여행을 다니듯이 휴게소에 들러 가볍게 휴게소를 구경했다. 날이 좋아서 인지 많은 가족들이 나들이를 온 듯 했는데, 가족끼리 나들이를 온 그 광경도 참 좋았다. 언제 가족들과 휴게소에 들렀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다음에는 내가 여행을 데려다 드리며 휴게소에 들러서 군것질을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다. 출발 전 지인분들께서 맹그로브에 가서 먹어야 할 음식을 추천받으셨다고 하셔서 고성에 있는 녹원식당으로 방향을 정하고 다시 출발하게 되었다.
그리고, 도착한 그 음식점에서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가오리찜을 먹게 되었다. 세상에... 생선이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는가? 결대로 떨어지는 살이며, 약간 매콤하면서도 자극적인 양념은 아직도 너무나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 생선과 함께 한 그릇... 한 공기를 추가하여 양념장에 반 그릇... 다음에 부모님과 고성을 온다면 꼭 부모님께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너무나도 맛있는 식사였다.
행복한 식사를 마치고 나온 길 위에서 골목 저편을 보니 바다가 보였다. 녹원식당이 맹그로브의 숙소까지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지 몰라 그 순간을 담고 싶어 지인분들께 잠깐 바다를 보러 가자고 했고, 동해의 바다 색은 늘 그렇듯 보석같이 빛났다. 푸른 바다와 지인들의 뒷모습과 함께 들리는 웃음소리는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인상 깊은 장면으로 뇌리에 박혀있다. 눈에 담긴 그 광경은 참으로 아름답다라고 말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그런 장면을 사진으로 찍고 건네주어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했다.
이어서 맹그로브로 이동을 하려고 보니 식당이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들 어이없다는 듯이 함께 웃으며 맹그로브로 향하였다. 금방 맹그로브에 도착하고 각자가 정해진 숙소에서 짐을 풀고 이따 만나기로 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왜 주변 지인들이 모두 이곳을 추천하는지 알 수 있었다. 탁 트인 공간과 사람이 많지 않은 바다를 숙소 내부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은 정말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었다. 발코니 공간에 테이블도 있어서 파도 소리와 넓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독서 혹은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 또한 마련되어 있었는데, 선선한 바람과 자연의 파도 소리와 함께 즐기는 독서의 경험이 너무나도 좋았다.
그리고, 벚꽃이 지고 있는 계절이어서였는지 종종 책 위로 벚꽃이 떨어졌는데 그 떨어지는 벚꽃 조각들이 책에 묻어 있는 것이 너무나도 예쁘게 기억이 남았다.
나는 불멍보다는 물멍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불멍은 내 안에 있는 것을 없애기 위해 태우는 느낌이라면, 물멍은 내 안에 있는 것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느낌이 들어서인 것 같다. 특히, 물 자체가 모든 것을 수용한다는 상이 많이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같이 오신 지인분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바다를 보러 나오셨고, 같이 바다를 보며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어드렸다! 숙소에 올라가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데, 지인분들께서 슬슬 바다에 모이는 모습을 발코니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숙소의 위치가 높다 보니 위에서 바라보는 그 광경은 모래사장에서 마치 오리 가족이 걸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귀염뽀짝’이라는 단어가 딱 떠올랐다.
그러면서 은연중에 차를 타고 오면서 복권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외가댁은 가족끼리 모일 때마다 늘 즉석 복권과 로또 복권을 몇 장 사곤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모두가 함께 복권을 긁으며 서로의 당첨을 축하해주기도 하고 놀리기도 한다. 적은 금액으로 서로가 공통된 주제 공간 안에 같이 머물며, 서로가 축하하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순간은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 경험을 같이 놀러온 지인분들께 꼭 경험시켜드리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즉흥적으로 복권 가게를 찾아서 즉석 복권과 로또 복권을 사오기도 했다. 당일 밤에는 로또 당첨 결과를 같이 확인하기도 하고, 맹그로브를 떠나는 당일에는 다 같이 즉석 복권을 긁기도 했다. 한 분은 로또 5등에 당첨되기도 하시고, 나는 무려 즉석 복권 1만 원에 당첨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즉석 복권 1만 원이라니... 이 또한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었다.
첫날 저녁, 본래 가고자 했던 음식점에 생각보다 좌석이 적어 가지 못해서 주변에서 부랴부랴 음식점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착한 봉포머구리집에서 물회와 오징어순대를 시켜 먹었다. 물회에서 늘 세꼬시는 내 취향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이젠 정말 물회를 시켜 먹을 때 세꼬시 빼고를 꼭 얘기를 해야겠다! 먹기에 조금 불편했을 뿐이지 물회는 너무 맛있었다!!! 오징어순대는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놀랍기도 했다. 아버지의 고향이 동해여서 어린 시절에 오징어 물회를 사주셨던 경험이 너무 좋아서 오징어 물회를 먹고 싶었는데, 요즘 오징어가 진짜 금값이다.
오징어 물회만 싯가다... 다음에는 투자를 해서라도 꼭 먹어봐야지. 일 열심히 해야겠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또 ENTX의 특성인 무한 발산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숙소로 돌아와 아쉬워서 더 얘기를 나누기로 했는데, 최근에 배운 복분자, 갈배 조합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은 갈배 사이다였어야 했다... 뒤늦은 깨달음으로 얘기를 못했다.ㅎㅎ 갈배 사이다는 아니었지만 다행히도 맛있게 먹어주셔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리고 지인분께서 시음을 하며 얻게 된 딸기 맥주를 챙겨오셨는데, 숙소에 병따개가 없어서 숟가락으로 따려고 시도했는데, 한 번에 따지 못해 압 차이로 인해 기포가 전부 빠져버렸다...ㅠㅠㅠㅠ
하지만, 갑자기 맥주가 터지며 다 같이 수습을 하는 그 과정이 너무 웃기고 재밌는 장면이었다. 조금 남은 딸기 맥주를 먹었는데 조금 달달한 것이 탄산이 빠지지 않았었다면 정말 엄청 맛있었을 텐데 조금 아쉬웠다. 사실 제일 서럽고 아쉬운 건 딸기 맥주를 가져오신 그 지인분이시겠지... 다음에 따로 지인분께 물어보고 사 먹어봐야겠다~!
그날 밤은 밤새 많은 이야기들로 꽃을 피웠다. 평소에 할 수 없던 다소 깊은 이야기들, 어디선가 얘기하면 분위기가 싸해질 수 있는 철학 이야기들… 서로가 각자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얘기하며 정말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머릿속에서 정리되고 있지 않던 고민들, 그리고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다소 늦은 시간인 새벽 2시 30분까지 대화를 나누며 숙소로 돌아와 씻으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맹그로브에 혼자 와서 사색을 하고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봤다. “과연 내가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을까? 정의를 내리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을까? 나의 내면을 깊숙이 들어가면서도 적당한 수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정답은 모르겠다. 하지만 지레짐작하기에 그 대화를 하면서 그 경험을 통해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니, 아마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다. 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내일 있을 일출을 기대하며 침대에 누웠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 핑계들로 일출을 보지 않은 적이 많다. “새해에 일출을 보러 가면 사람이 많아서 불편할 것 같다.”, “아침에 그렇게까지 일찍 일어나서 보러 가기가 힘들 것 같다.”, “바쁜 일정이 있어서 그날 일출 보기는 힘들 것 같아.”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다 그 시점에 너무 귀찮고 힘들어서였던 것 같다. 아니, 일출을 보러 간다는 그 잠깐의 여유를 즐길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강원도의 일출 시간은 5시 30분이라고 지인분들께서 알려주셨고, 내일 같이 일출을 보자고 약속하며 잠에 들 준비를 했다. 혹시나 5시 30분보다 일찍 뜨지 않을까 고심하며 5시에 알람을 맞춰두었지만, 분명 알람을 들었는데 끄고 다시 잠들고 말았다. 하지만 신께서 한 번의 기회를 주신 것일까. 다시 일어나니 5시 33분이었고, 혹시나 일출을 놓쳤을까 하는 생각에 심장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급하게 창문 밖을 쳐다봤다. 해가 보이지 않았지만, 붉게 물든 노을빛이 보였다. 이미 “해가 뜨고 구름 사이로 숨어버린 것일까, 아직 해가 뜨지 않고 노을만 있는 것일까” 생각하며 바다로 나갔다.
지인분들께서는 어제 많은 즐거운 이야기들로 피곤하셨던 것일까. 답변이 없었다. 그래도 아침바다와 노을이라는 이 아름다운 광경을 사진에라도 담아 전달하기 위해서 열심히 찍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사진을 찍고 있던 와중, 아침의 태양이 서서히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다. 매우 정열적인 붉은 빛을 띠며 느린 속도로 천천히 올라왔다. 아버지가 “태양은 생각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올라온다”고 하시더니, 정말 서서히 그리고 빠르게 태양이 올라오고 있었다.
인생 처음으로 보는 일출이었는데, 일출을 볼 때 고양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더니 정말 뭔지 모를 고양감이 올라왔다. 그렇게 열심히 사진과 영상을 남기고 다시 잠깐 잠을 청하러 들어갔고, 그런 고양감 때문일까. 쉽게 잠에 들지는 못했다. 뒤척거리다 오전 11시에 맹그로브에서 퇴실을 해야 하여 평소보다 조금 빠른 시간에 일어나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오전의 바닷바람을 느끼고 바다를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워케이션 공간으로 들어갔다. 바다를 바라보며 안마의자에 앉아 몸을 이완시키고 독서를 하며, 가져온 책을 다 읽고 그래도 공간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 본래 목적에 포함해두었던 작업 공간에서 작업을 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작업 공간 자체는 바다를 볼 수 없으니, 뭔가 그냥 회사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작업을 했을까.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2박 3일이라면 모르겠지만, 1박 2일 동안 여기 와서 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것들이 정말 많은데, 일을 하고 있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랄까. 그렇게 다시 바다로 나가 바닷물에 발을 담가 잠깐 동안의 사색을 즐겼다. 바닷물이 조금 차기는 했지만, 금세 적응이 되었고 바다 속 안에 있는 미역들, 그리고 돌들, 그리고 같이 조개를 캐러 오기 위해 놀러온 가족들을 바라보며 따뜻한 에너지와 정적인 에너지를 같이 채울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같이 오신 지인분들과 함께 아침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아침은 근처에 있는 수제비집이었다. 이 또한 추천받은 집이고 꼭 먹어보면 좋다고 하여 갔는데...! 일요일 휴무였다. 보통의 나라면 휴무라는 사실을 알아보지 않은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겠지만, 무계획의 여행이었다. 바로 옆에 다른 가게가 있었는데, 지인분들과 “아이고 아쉽네~ 다음에 또 와야겠네~” 하며 웃음으로 넘기고 바로 옆집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가게에 들어가 아침 식사를 했다. 고성 해물순두부라는 가게였는데, 음식이 너무나도 맛있었을 뿐만 아니라 주인장님도 친절하셨다. 정말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정이었다. 다음에도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같이 오신 지인분들께서 워케이션 공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해 아쉬워하여 같이 워케이션 공간을 이용하다가 카페를 가기로 했다. 워케이션 공간을 이용하던 중 나에게 맹그로브에 오도록 계기를 제공해준 분의 후기를 보게 되었다. 그분의 글 속에서는 뭐랄까, 늘 그때의 감정이 잘 느껴진다. 글 속에서 상황이 그려진달까. 배우고 싶기도 하고 신기한 능력이다. 나도 그래서 후기를 남기고 왔다. 후기는 큐레이션을 통해 전시된다고 하는데, 작성하다 보니 아직 나의 글 솜씨는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전시된다면 운이 엄청 좋아서 였을 것이다~
몰입하며 다른 책을 독서하다가, 아침 잠이 부족해서였을까. 차에서 잠깐 눈을 붙일까 하던 찰나에 지인분께서 마침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셔서 차로 가서 휴식을 취했다. 같이 휴식을 취하던 분 또한 당시의 느낌을 글로써 잘 표현하시는 사람이다. 늘 보고 배우는 게 참 많은 분이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또한 잘하시는 분인데, 차 안에서 잠깐의 시간 동안 지인분을 통해 대화를 나누며 좀 더 내면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뭐랄까. 나는 따뜻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한 따뜻함으로 인해서 받은 상처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런 따뜻함을 제공해주었을 때 되돌아오는 배신감. 그것이 트라우마로 자리를 잡아 계속 되돌아가는 그 과정에서 반발력이 있었던 것 같다. 요즈음에는 그렇다. 지금 있는 그 공간과 그 사람들만큼은 괜찮을 거라고, 나는 아직도 사람을 잘 믿고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여러 카페를 돌아다니다가 통창으로 바다를 볼 수 있는 ‘아야트 커피’에 도착했다. 2시쯤 도착하여 5시까지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대화를 나누다 지인분께서 나에게 별명을 하나 만들어주셨다. 스윗스위스문,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다정하게 늘 중립적인 역할을 지키며 조율을 해주는 나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나는 이 별명이 참 좋다. 나라는 사람의 가치관을 나타내는 별명이라고 생각해서인 것 같기도 하다~!
신이 나게 대화를 나누고, 2박 3일을 보내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시 숙소로 데려다드리고 복권을 긁었다. 복권을 긁는 모두의 표정이 너무 재밌었다. 내가 생각했던 그 표정이다. 그 표정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기대한 것보다 더 다채로운 표정들과 감정들이 다가왔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차를 타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시간이 조금 늦어서였는지 차는 막히지 않고 구름은 맑았다. 그리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중간에 배가 고파 휴게소에 들러 오랜만에 휴게소 음식을 먹었다. 늘 익숙했던 휴게소 음식의 맛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휴게소 음식의 맛이 너무 맛있었다. 이제는 휴게소 특유의 음식 맛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이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이제 정말 여행의 끝을 맞이하기 위하여 다시 운전을 시작했다.
그렇게 두 분을 판교역에 내려드렸다. 집으로 향하던 길에 이번 여행은 참 좋은 여행이었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떠다녔다. 지인분들에게는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여행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것 같다고 말했지만, 단연코 이번 여행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즐거웠던 여행 TOP 1이었다.
이번 여행은 예상하지 못했던 우연과 그 우연들이 쌓이며 만들어낸 연결 속에서, 수많은 행복한 경험들을 할 수 있는 여행이었다. 혼자 사색과 공간을 유영하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우연찮게 아는 분들과 일정이 겹치게 되어 다 같이 가게 되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우연이 본래 계획보다 더 좋은 경험들을 나에게 가져다주었다.
나에게 이런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자극을 준 지인들. 그리고 원래 계획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많은 즐거움과 경험들을 가져다 준 좋은 지인분들.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주게 된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다.
이런 생각과 경험을 꼭 간직하고 싶다. 나중에 자식이 태어난다면 꼭 전달해주고 싶다. 그만큼이나 인생에서 소중한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글 속에 담긴 내용들을 사진으로 남긴다.














